마곡 일대의 코인노래방들을 둘러보면 하나같이 좁은 부스 안에 출력만 높인 스피커를 욱여넣고 영업하는 꼴이 가관이다. 80년대 황금기를 이끌었던 시절의 음향 설비와 비교하면 지금의 기기들은 그저 장난감 수준에 불과하다. 마곡의 많은 코인노래방이 단순히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방음벽과 기본적인 스피커만을 설치하는데, 이는 노래를 즐기는 게 아니라 소음을 생산하는 행위에 가깝다. 제대로 된 공간은 적어도 룸 내부의 잔향을 제어하는 흡음재 배치부터 다르다.
이곳들의 시설을 평가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점은 마이크의 주파수 응답 범위다. 많은 사람이 간과하지만, 마이크가 수음하는 저음과 고음의 밸런스가 무너져 있으면 목소리가 뭉개지기 일쑤다. 마곡의 일부 매장은 기기 세팅을 거칠게 다뤄서 중저음역대가 지나치게 강조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보컬의 목소리는 파묻히고 소음만 증폭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업주들은 좀 더 정교한 이퀄라이저 조정을 통해 보컬의 명료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90년대 스튜디오 레코딩 환경을 구현하라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기본기는 지켜야 하지 않겠나.
공간 구조 측면에서도 지적할 부분이 많다. 마곡지구의 특성상 상가 건물들이 비교적 신축이라 층고는 확보되어 있으나,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 코인노래방은 좁은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소리의 공진이 결정된다. 벽면이 평행으로 마주 보고 있으면 정재파가 생겨 소리가 탁해지기 마련이다. 룸 크기를 무작정 쪼개기보다 적절한 각도를 주어 음향 반사를 제어한 매장을 찾아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내가 다녀본 결과 마곡 내에서도 그런 기본을 갖춘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마지막으로 조명에 관한 쓴소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세대들은 번쩍거리는 엘이디 조명에 열광하는 것 같지만, 음악에 집중하기에는 방해 요소일 뿐이다. 눈이 피로해지면 청각마저 둔해지는 법이다. 은은한 간접 조명으로 분위기를 잡은 곳이 차라리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다. 마곡의 코인노래방들이 단순히 화려한 외관에 치중하지 말고, 소리를 다루는 본질에 더 투자했으면 한다. 시설의 노후화 이전에 기본 세팅이 엉망인 업소가 너무 많다. 소비자들이 조금 더 안목을 길러야 이런 업소들도 정신을 차릴 것이다.